여행, 그리고 사진

강원도 춘천 중도 & 소양강댐_2005

Lazy Bear 2008. 8. 27. 02:05

2005년 8월 중순 1년만에 새로운 직장에 출근하기 전에 엄마와 동생과 춘천으로 여름휴가를 갔다.   가족과 여행을 가면 사진에 연연하지 않게 되는 거 같다.   그때 그때 좋은 경치를 배경으로 한 인물사진외에는 별로 사진을 찍으려고 하지 않는다.   춘천은 아름다운 도시였다.   허나, 차가 없으면 여러 가지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이 걸어야 해서 나이 드신 분을 모시고 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매번 택시로 움직였다.   중도는 참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인상적이었다.   곳곳에 겨울연가 촬영지 표시가 있어서 재밌었다.   일본 관광객도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어른용 세발 자전거가 있어 좋았다.   동생도 나도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데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물론 두발 자전거처럼 멋져 보이지는 않고 속도도 그만큼 나지 않는다.   좀 둔해 보인달까....  

 

 *콘도에서 내려다 본 수영장과 의암호.   사진을 보니 기억난다.   해가 저물 무렵 비도 오는데 한쪽에서는 신입사원 훈련이 있었다.   비가 오는데 여자 남자 할 거 없이 모두 진흙투성이가 되어서는 호각 소리에 맞춰 구호를 외치고 보트를 들고 다녔다.   와.. 저런 때가 있었구나 싶었는데 그후로도 벌써 3년이 흘렀다.   그들은 지금도 그 때 그 순간을 기억하며 살고 있을까?  

 

*춘천 중도에서 바라본 의암호.   물안개가 전체적으로 엷게 퍼져 있어 신비롭게 보인다.   사진을 한동안 싸이 미니 홈피의  대문으로 했었는데 흐린 하늘이 아지랭이 피어오르듯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서 이상해 하던 기억이 난다.  

 

*활짝 웃고 있는 엄마.   중도 어딘가에서 찍었다.   뭐가 이렇게 환하게 웃으시게 했을까 기억나지 않는다.   짧은 여행이지만 여행을 준비하며 남자들 남겨놓고 우리들끼리만 간다는 거에 대해 무척 좋아하고 설레 하셨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막내는 회사를 마치고 밤기차를 타고 왔다가 새벽기차를 타고 출근했었다.   그때와 지금, 뭐가 달라졌을까?    엄마도 많이 늙으셨고 우리도 나이들고 아빠가 이젠 옆에 없고 그리고 이런 여행을 가기 두려워할만큼 지금은 몸적으로 아프시고 심적으로도 약해지셨다.   나이 드는 걸 싫어하는 건 생기는 주름과 검버섯 때문이 아니라 점점 약해지고 작아져서 누군가한테 의지해야만 할 지 모른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닌가싶다...               

 

*기차역으로 가기 전에 택시를 타고 소양댐을 갔다.   소양댐에서 바라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