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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영화_토마스 해리스의 작품들

Lazy Bear 2009. 2. 4. 03:40

 얼마전에 Thomas Harris의  Red Dragon을 영화로 다시 한 번 보았다.   다시 한번이라기보다는 그전에 Manhunter라는 제목으로 1986년 영화화된 적이 있는데 그것을 보았고 이번에는 2002년에 레드드레곤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제작된 영화를 본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토마스 해리스의 작품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기로 했다.   

 

 

 

토마스 해리스의 작품은 1991년 영화화된 '양들의 침묵'으로 처음 대했다.   지금 다시 봐도 생생하고 새로운 영화다.   스털링 역을 맡은 조디 포스터와 한니발 렉터역의 안소니 홉킨스의 카리스마가 단연 돋보이는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책을 사서 읽었는데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인육을 요리해 손님에게 접대하는 부분이나 여자가 되고 싶어서 사람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는 부분등에서는 핏줄이 떨리는 느낌이었다.   요즘에는 범죄 스릴러물 드라마나 책들이 엄청 많고 또 잔인하지만 그때만해도 흔치 않았고 개인적으로 공포물이나 잔인물을 즐기지 않기 때문에 양들의 침묵은 내게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또한 범인을 잡기 위해 실마리를 풀어 나가는 과정이나 심리전 또한 너무나 흥미로워서 곧 바로 토마스 해리스의 또 다른 작품을 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가 너무 강렬해서 이후 내게 한니발 렉터는 토마스 해리스의 책에서조차 안소니 홉킨스일 수밖에 없었다.   두 연기자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녀 주연상을 수상했다.

 

 

 

 

 

 

 

 

 

 

 

 

토마스 해리스는 1940년 테네시의 잭슨시에서 태어났다.   그의 친한 친구이자 에이전트인 Mort Janklow에 따르면 그는 나이 든 어머니, Polly와 아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에 따르면 토마스 해리스는 어디에 있든 그녀에게 매일 밤 전화를 하고 가끔은 쓰고 있는 작품에 대해 길게 상의를 하기도 한다고 한다.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지역 신문스에서 기자로 일을 했던 해리스는 60년대 말, 첫번째이자 마지막 아내와 이혼(딸이 있음)을 하고 AP에서 일을 하기 위해 뉴욕으로 이사했다.   그는 범죄를 취재하는 기자로서 경찰내 절차나 살인 사건 수사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고 범죄의 자세한 내용까지 썼다. 1975년 그는 Black Sunday를 출간했는데 큰 성공은 하지 못했지만 책이 영화화되기로 하면서 전 작가가 될 수 있었다.   그는 책을 아주 느리게 쓰는데 그것은 그의 작품이 아주 많은 조사와 정보 수집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의 친구인 Stephen King에 따르면 글 쓰는 작업이 토마스 해리스에게는 일종의 고문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그의 오랜 partner이자 전직 편집자였던 Pace Barnes와 함께 남부 플로리다에서 살고 있다.   

 

토마스는 가끔 그가 전혀 렉터를 콘트롤할 수 없는 것처럼, 마치 렉터가 선과 악을 초월해서 그 자신만의 왕국에서 존재하는 것처럼 말한다고 한다.   'Lecter is probaly the wickedest man I've heard of, at the same time, he tells the truth and he says some things that I suppose we would all like to say.'    절대 동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 렉터에게 빠져 드는 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로 대한 토마스 해리스의 작품은 Red Dragon이다.   책을 먼저 읽었고 그 다음에 영화, 즉 맨헌터를 찾아서 봤다.   사람들은 렉터시리즈의 순서가 레드 드래곤-양들의침묵-한니발-한니발 라이징이니까 순서를 지켜봐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사실 동의하지 않는다.   선택의 여지 없이 양들의 침묵을 먼저 보고 읽은 나로서는 안소니 홉킨스의 렉터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렉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양들의 침묵에서 얻은 렉터에 대한 정보가 레드 드래곤을 읽을 때 훨씬 책을 흥미롭게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윌이 렉터를 체포할 때 서로에게 행해진 그 잔인함과 범인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감옥에 있는 렉터를 찾아 갔을 때의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등은 양들의 침묵의 렉터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배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책의 제목에 나오는 그리고 달라하이드가 몸에 새긴 용은 William Blake가 그린 용이다.   책을 읽을 때는 찾아보지 않아서 상상할 수 없었고 그림을 접했을 땐 용의 대한 개념 자체가 우리와는 틀리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용이라기보단 그냥 괴수같달까....

 

The Great Red Dragon and the Woman Clothed in SunWilliam Blake1806-9, Watercolor, Brooklyn Museum, NY

 

 

 

←The Great Red Dragon and the Woman Clothed with SunWilliam Blake1805-10, Watercolor National Gallery of Art 

 

 

 

 

 

 

 

 

 

 

 

 

 

 

 

 

 

 

 

 

 

 

 

 

 

 

 

 

 Michael Mann 감독이 대본을 쓰고 감독을 해서 1986년 개봉했다.   주인공 윌 그래험 역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CSI Lasvegas의 그리썸 반장, William Petersen이 렉터역은 Brian Cox가 달라하이드는 Tom Noonan이 맡았다.   이 영화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박스오피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나중에 양들의 침묵 개봉 이후에 다시 비디오로 출시되었다고 한다.   제목도 레드 드래곤을 쓰려고 했지만 그전해에 Year of the Dragon이란 영화가 개봉되었기 때문에 바꾸었다고 한다.  

 

책을 먼저 읽고 이 영화를 봤을 때 많이 실망했었다.   우선 스토리가 책과 많이 달랐다.   책을 읽으면서는 Tooth fairy인 이빨요정, 달라하이드의 존재감이 컸지만 영화에서는 그렇지 못해서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다.   책에서는 이빨요정이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이해되면서 그리고 그 이해(?)라는 것 때문에 더 무서웠던 거 같다.   달라하이드가 몸에 새긴 레드드래곤 문신도 중요한데 영화에서는 언급되지 않는다.   윌의 캐릭터도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많이 틀렸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    

 

 

 

  

 

 2002년 Brett Ratner가 감독을, 안소니 홉킨스가 렉터, 에드워드 노튼이 윌 그래험역을 그리고 랄프 파인스가 달라하이드역을 맡아 개봉되었다.   안소니 홉킨스는 고심끝에 역을 맡았고 10kg를 뺐다고 한다.    스토리는 맨헌터와 달리 원작에 충실했다.   이 작품은 흥행에서 성공했고 비평은 엇갈렸다.   전작들의 성공을 빌미로 돈을 벌고자 제작되었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개인적으로는 맨헌터보다는 이 영화를 선호한다.   우선 원작에 충실했다는 점, 윌만이 아닌 렉터와 특히 달라하이드에게도 중점을 뒀다는 점이 맘에 든다.   배우들도 마찬가지.   안소니 홉킨스는 렉터로 이미 인식되어 있으니 잘잘못을 따질 수도 없지만 레드 드래곤이 양들의 침묵보다 이전 시간이 배경임에도 더 나이 들어 보인다는 점외에는...  에드워드 노튼은 두려워 거부하고 싶지만 피해자들을 생각해 어쩔 수 없이 렉터의 세계로 다시 뛰어들어야 하는 윌의 갈등을 잘 표현했다고 본다.   윌과 렉터의 대결이 흥미로운 것은 렉터가 말하듯 범인들의 심리를 잘 읽을 수 있는 것은 윌도 그들과 같은 상상을 하는 같은 부류라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내면에 렉터와 같은 괴물(?)이 있을 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공포감인 것이다.   

 

 

 

 

 

 

 

 

 

 

 

레드 드래곤이 두 편의 영화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두 영화 속에서의 배우들의 연기를  많이 비교하곤 한다.   아래는 각 맨헌터와 레드 드래곤에서의 윌과 렉터의 면담 장면이다.  

Cox or Hopkins - Lecter or Lecktor 

 

 

 양들의 침묵 속편, Hannibal.   책은 1999년 출간되었고 영화는 2001 개봉하였다.   스털링과 한니발이 계속 나오기에 기대를 많이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책을 먼저 읽어본 친구가 전작에 비해 너무 잔인한 내용들과 엔딩 부분을 얘기해 주면서 권하지 않기에 책을 읽지는 않았다.   책에 대한 비평도 엇갈렸는데 특히 엔딩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고 한다.   스털링이 한니발과 같이 사라지다니.. 글쎄...  둘의 관계가 로맨틱해질 수는 있어도 그것이 같이 사라질 수 있을 정도로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영화의 결말은 틀리다.   렉터는 스털링을 남기고 또 다시 사라진다.     

 

영화는 Ridley Scott가 감독했고 안소니 홉킨스가 렉터역을, 조디 포스터는 본인이 감독해야 하는 영화를 핑게로 스털링직을 고사했다.   하지만 이면에는 너무 많은 개런티를 요구해서라고 한다.  결국Julianne Moore가 스털링역을 맡았다. 

 

영화에서나 책에서나 사람을 살려놓고 그 사람의 머리를 열고 먹는다는 설정은 이 후 작품에 대한 흥미를 잃어 버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럽게 잔인한 상상이어서다.   그럼에도 한니발은 첫 개봉 주말 박스 오피스가 그 때 당시 역대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영화에 대해서도 상반된 평가가 많았다.       

 

 

 

 

 

 

 

 

 다시 2006년 토마스 해리스는 이전작들의 prequel인 Hannibal Rising을 출판한다.   한니발 라이징의 제작자에 따르면 는 토마스 해리스에게 렉터에 대한 

prequel을 쓰지 않으면 다른 작가와 만들겠다고 했고 그는 진짜로 그런 일이 생길까 염려되어 한니발 라이징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은 렉터가 8살인 1941년 리투아니아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전쟁을 피해 렉터와 여동생 Mischa 그리고 부모는 숲속의 오두막으로 피난을 한다.   3년후 나치가 물러나고 러시아군이 들어오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러시아 탱크가 오두막 집 앞에서 폭발하면서 렉터와 여동생만 살아 남는다.   그 집에 나치에 협조했던 리투아니군 6명이 피해 들어 오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먹을 음식이 없자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렉터의 여동생이 희생된다.    충격을 받은 렉터는 실어증에 걸리고 기억을 상실한 채로 발견되어 자신이 살던 집이지만 지금은 고아원이 된 곳으로 보내지는데 나중에 화가였던 삼촌에 의해 구해져 프랑스에 가서 그와 숙모와 같이 살게 된다.   렉터의 첫번째 살인은 그 숙모를 모욕했던 푸줏간 주인이었다.  경찰로부터 의심을 받지만 체포되지 않았던 렉터는 의대에 진학해 공부를 하면서 여동생을 죽인 사람들을 상대로 복수를 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감독했던 Peter Webber가 그리고 대본은 토마스 해리스가 직접 써서 2007년 개봉되었다.   이 작품은 비평가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지 못했고 박스 오피스도 전작들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주인공을 맡은 배우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흠.... 안소니 홉킨스와 늘 비교 당해야하는 배역을 맡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듯 하다.  

 

이 작품은 쓰지 않는 편이 나았을 지 모르겠다.   그의 과거를 선명하게 알고 나니 현재의 렉터에게서 뭔가가 그냥 빠져나간 느낌이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이해하기 보다는 왜일까 라고 계속 의문을 가지는 편이, 즉 렉터의 배경에 대해 희미하게 버려두는 편이 여느 사이코패스와 차이를 가지게 하는 힘이었지 싶다.  

  

 

 

 

 

 

 

Black Sunday는 1975년에 씌어진 토마스 해리스의 첫번째 작품이다.   1977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고도 한다.   읽었었는데 이상하게 책도 없고 스토리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슈퍼볼 경기장을 폭파하려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라는데....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우리가 한니발 렉터에 열광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싶을 때가 있다.   결국 그는 식인을 하는 악마적인 살인마가 아닌가.  양들의 침묵이 나온 지 20여년, 요즘은 스크린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너무나 많이 잔인한 범죄들을 다루고 있어 솔직히 좀 염증이 난다고 할까...    상상의 결과가 불행한 현실을 만드는 것인지 현실이 그렇기 때문에 상상이 잔인해 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전자든 후자든 이제 좀 그만 보여줬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