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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_로티가 아닌 또치

Lazy Bear 2008. 9. 3. 22:22

어제 엄마가 전화하셔서는 또치가 밤새 아파 고생했다는 얘기를 하셨다.   배가 아픈지 밥도 안먹고 맛있는 간식도 안먹고 밤새 잠을 못자고 내내 이 방 저 방 왔다 갔다 심지어는 오빠방 침대 밑에 가 앉아 있곤 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아침부터 나아져서 이제는 괜찮아 보인다면서...   조금 있다 동생이 회사에서 전화했다.   또치 아픈 얘기 들었냐고...   괜찮다고 했는데도 내심 내가 가봤으면 하는 눈치다.   하하하!   못말리는 김씨 집안 사람들.   저녁에 운동겸 걸어서 엄마 집에 갔다.   또치가 무척이나 반가워한다.   아니 반가운 척 한다.   꼬리를 치고 짖으며 반가워하더니만 잠시 무릎위에 앉아 있다 가버린다.   식구들이 하나씩 퇴근해 들어 오면서 이제 살아났냐며 반가워 한다.   심지어 무뚝뚝한 전형적인 김씨 집안 남자인 오빠는 엄마에게 캔에 들어 있는 간식을 또치에게 줄때는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한다.   하하하!   집에서 제일 말이 많을 때가 전화에 대고 얘기할 때, 엄마와 그런저런 말 할 때 그리고는 또치랑 놀 때뿐이다.   이 무뚝뚝한 양반이 운전하다 잠시 돌아보고 또치야 부르며 놀려고 할 때는 정말 무슨 코믹만화의 한 장면 같다.   아니, 공포인가?     

 

이런 김씨 집안에서 4년을 지낸 그 착했던 또치 아가씨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완전히 예전 또치의 판박이다.   몸이 좀 더 작고 이빨이 가늘고 그리고 여자 강아지인 것만 빼면....    

 

 이 사진을 보면 아직 착해 보인다.  모양은 변하지 않았다는 거지.   몸무게가 조금 늘었다.  

 

 

아래 사진들은 조금 달라 보인다.   눈에 힘도 조금 들어가고 흰자위도 보이는 것이 너 뭐하냐는 듯하고 또한 손도 공손한 자세가 아니다.   심지어 사진 찍는데 옆을 돌아보다니....   너는 찍어라 나는 싫다?!

 

 너 아직도 찍고 있니?   찍어 뭐 하려고?    

 

포기했다.   맘대로 해라...   근데 맘에 안든다.   이 포즈는 옛날 또치와 아주 비슷하다.  

 

귀찮은데 확 물어버려?

 

심지어 엎드려 강아지를 위로 찍다니....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더 이상 로티가 아니고 또치가 어울리는 강아지가 되어 버렸다.   우선, 또치가 몸을 갖다 대는 건 좋은데 우리가 먼저 건드리는 건 싫어한다.   특히 한참 잘 때 그러면 으르렁 거리고 심지어 물기까지 한다.   이빨이 작지만 날카로워 상처가 나고 아프다.   그래서 우리가 무서워 먼저 피하다보니 점점 심해진다.   옷은 더 이상 입힐 수가 없다, 하도 성질을 내고 덤벼서.   목욕도 싫어한다.   집에서 못하고 병원에 맡겨서 한다.   사람보다 더 비싼거지.   한마디로 싫은 일은 시킬 수가 없다.   하하하!!!   야단치고는 금새 또치야 하며 사람들이 먼저 굽히니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랑하는 연인으로 치면 사람이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는 거다.   앞으로 한 십년 이대로 가면 옛날 또치처럼 싫어하는 손님이 오면 갈 때까지 짖어 목이 쉬어 버리는 고집센 강아지, 아니 자기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강아지가 되어 버리는 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이상한 김씨 집안 사람들이 집으로 들어서며 부르는 이름은 '또치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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