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리고 사진

제주 올레길_8코스_2009년 4월 10일

Lazy Bear 2009. 4. 13. 22:45

서울에서의 일을 끝내지 않고 왔다....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오전중에 끝내려고 모두가 나간 텅빈 리조트 방에 앉아 컴퓨터를 두들기다 리조트에서 하는 올레꾼을 위한 점심 부페에 갔다.   밥을 서둘러 먹고 컴퓨터 전원을 끄지도 않은 채로 그냥 오후 2시 셔틀을 타고 8코스를 시작해 버렸다.   

 

셔틀 기사분이 월평포구가 아니고 월평마을에 내려 주셨는데 타고난 선천적 길치인 나는 포구를 못찾았다.   하하하하!   올레꾼지기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는데 결국 포구와 야자나무 군락지는 포기하고 마을에서부터 시작했다.   너무 늦게 시작해서 중문해수욕장까지만 가는게 좋겠다고 하신다.   4~5시간의 거리인데 해가 지면 위험하니깐... 흠....   하지만 어찌어찌 나는 대평포구까지 완주했다.  

 

중문해수욕장까지는 좀 힘든 길이었다.   숲과 들판보다는 잘 정돈된 유명관광지들을 지나고 대로변을 많이 걸어야 해서인지 많이 덥고 힘들었다.   또 늘 그렇듯이 표시를 잃어 헤매기도 했다.   결국 중문해수욕장을 걸으면서 하이야트 호텔 산책로로 이어진 표시를 찾을 수 있었다.   아직 이르지만 해변가 모래사장에 누워있던 한 가족이 인상적이었다.   남자는 한국인 같았고 여자는 서양인... 아버지와 장모를 모시고 온 거 같았다.   귀엽고 조그만 아이는 바닷물 근처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중문해수욕장에서 해질녘을 보고 하루를 마감하려고 했었는데...   30분 이상을 앉아 있다 무슨 생각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호텔 산책로가 끝나고 바닷가의 바위들을 혼자 넘어 갯깍 주상절리 동굴을 봤을때는.. ㅎ ㅎ  무서웠다.   표시가 그 동굴을 통과하게 되어 있었으니....   그러고 결국은 해병대길을 지나 하예 해안가까지는 너무나 이쁜 산책로와 드라이브 코스가 펼쳐져 있었다.   해질녘이라 사위는 더없이 조용했다.   고요하다는 표현은 이런 때 쓸거 같다.   드디어 대평포구 부근에서 분홍빛 하늘과 붉은 해를 잡을 수 있었다.

 

너무나 반가웠던 물고기 카페 간판... 일곱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버스를 간신히 올라타니 기사 아저씨 왈, 왜 또 혼자냐며....  제주도 와서 살으란다....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