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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_프로포즈(The Proposal)

Lazy Bear 2009. 9. 11. 02:09

2009년 9월 10일 오후 6시 30분 삼성동 메가박스, 송자와 함께...

 

 

 

로맨틱 코미디라...   더군다나 그린카드를 얻기 위한 위장결혼이라니...   소재가 너무 식상하지 않은가...  거기다 산드라 블록!   그녀를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아직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잘 어울릴거라는 생각은 좀 하기 어려웠다.  어라, 그런데 의외로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접한 사람들의 평가는 괜찮은 영화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로맨틱 코미디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했고 심지어 로맨틱 코미디를 우습게 여겼다는 한 남자 관객은 너무 재미있었다는 감상평을 보내기도 했다.   같이 보는 사람도 맘에 들었고 내가 돈을 낼 필요도 없어서 시간을 질렀다.   결론은 영화 내내 엄청 웃었다는 것이다.   뻔하지만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따뜻한 영화였다.  

 

마지막 즈음에는 내가 복습하고 싶어하는 몇 안되는 로맨틱 코미디의 하나인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떠올리게 했다.   아니, 그 영화의 산드라 블록을 떠올렸달까...   여러가지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은 영화다.   우선 여주인공이 부모를 모두 여의고 외톨이인 반면 남주인공은 따뜻하게 감싸 안을 수 있는 그리고 동시에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가족들이 많다는 점.   동기가 무엇이든 가족들을 속이고 거짓 결혼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가족들은 열렬히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점.....

 

사람들이 로맨틱 코디미나 소설을 왜 좋아할까?   현실과 다르게 모든 것이 쉽기 때문이 아닐까?   단지 짧은 주말만을 보낼 뿐인데도 영화에서는 서로 아무런 감정이 없던 (오히려 서로 싫어하던) 남녀가 사랑을 깨닫고 상대방을 위해 거짓을 가족 앞에서 고백하고 심지어는 진심으로 청혼을 하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관객들은 그들의 삶이 동화에서처럼 내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고 극장을 떠날 수 있다.   아니, 그들의 이후는 아예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얼마나 간단하고 쉬운지.....  

 

영화 보는 내내 엄청 웃었다.   더 재밌었던 것은 한 자리 건너 있던 연인중의 남자가 나하고 웃음 코드가 같았다는 거다.   심지어 주위 사람 생각 안하고 무척 크게 소리내어 웃는다는 것까지....   

 

식상한 소재지만 유머는 식상하지 않았다.   알라스카의 풍광도 훌륭하고 볼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