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리고 사진

이태리 베니스_2004

Lazy Bear 2008. 10. 1. 00:23

Date:  2004년 11월 13일

Route:  Verona Hostel ->Verona PN by bus -> Venezia SM by train ->Realto by boat bus ->St. Marco on foot ->Island Murano by boat bus -> Venezia SM by boat bus ->Verona PN by train -> Verona Hostel by bus

 

베로나 호스텔에서 만난 독일아이는 베네치아에서 30일을 묵었다고 했다.   그만큼 좋단 얘긴데 별로 정보가 없는 나로서는 선뜻 베네치아로 가기가 망설여졌다.   얼마전에 홍수가 나서 건물내로까지 물이 들어차 아직 복구가 안되었다는 얘기도 들었고...   기차역 인포메이션에서 지도와 버스 일일권을 샀다.   여기는 길이 워낙 미로 같아서 지도가 필요 없다고 했었는데...   기차역을 나서면서부터가 물이면서 보트 버스의 정류장이었다.   그러면서 오늘 하루 물과의 여행이 시작된 셈이다, 오후에는 만만치 않은 비까지 왔으니... 

 

하루 종일 여러 곳을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맘에 드는 사진들이 별로 없다.   골목 골목 이쁜 기념품 가게들도 많았고 엽서와 기념품을 살까 해서 여러곳을 다녔는데도 다른 곳에 비해 사진이 턱없이 없다.   흠...   베네치아가 싫었던 건 아니었지만 이곳은 혼자보다는 둘이 어울리는 도시 같다.   명성에 맞게 여러 나라에서 온 신혼부부나 커플들이 많았다.   너무 많은 물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아마도 바로 그 물때문에 사람들이 더 로맨틱 해지나부다.        

 

 

보기는 좋다.   내부를 들어가보지 않았으니...   이렇게 물과 너무 가까이 산다는 건 어떨까? 

 집집마다 보트 자가용들이 있다....

유명한 리알토 다리.   기차역에서 버스를 타고 바로 이곳으로 왔었다.

 

 

성마르코성당.   아직 배수가 되지 않아서 성당 내부에까지 나무를 대고 그 위로 다녀야 했다.   그래서 절대 성당같은 고요함이나 경건함같은 건 느낄 수 없었다.   더군다나 금빛이 너무 많았다.   ㅎ ㅎ   물론 개인적인 견해다.  

 성마르코 성당 앞 광장.    아직도 많은 물과 사람들과 거기다 까만 비둘기들까지... 까마귀 아니었을까?

 이게 무슨 일인지...   비둘기들은 심지어 아직도 젖어 있어서 날라 다닐때마다 물까지 날렸다.   돈 주고 모이까지 사서 우....  

 

성당 앞에 있는 첨탑에 올라갔다.   당일치기였으니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못할 터.. 높은 곳에 올라서라도 전체적인 모습을 보고 싶었다.   요금은 비쌌고 오래 기다려야 했지만 전망은 좋았다.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내가 훔쳐 본 한 가족.   엄마, 아빠 그리고 아들과 딸.   얼굴에 자글자글한 주름들과 그 검소한 분위기로 도시보다는 지방에서 여행을 온듯 했다.   어느 나라인지는 모르겠다.   아이들은 조용했지만 그 엄마와 아빠는 무척 흥분해 있었다.   볼에 홍조가 보였다.   그 기쁨은 이 유명한 도시에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온 자신들에 대해 자랑스럽고 행복해 하는 듯 했다.   아이들 등 너머로 부부가 서로 눈을 맞추고 보이는 풍경마다 감탄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이 왜 뭉클하게 다가 왔는지 모르겠다.    

 

 

 이러니 지도가 필요 없다.   미로 같은 골목 골목을 나타내는 지도란 불가능하다.   그래도 곳곳마다 표시가 있고 결국 모든 길은 산마르코 성당으로 통한다는 말이 맞는 거 같다...  

 

 

 줄줄이 파킹되어 있는 곤돌라....   날씨 탓인지 곤돌라를 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탄식의 다리.   유명세에 맞게 엄청 나게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세시에 벌써 해가 지는 느낌이다... 흠.... 

 

 

무라노 섬에서는 아무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계속 비가 주룩 주룩 왔다.   우산을 들고 몇몇 기념품 가게를 둘러 보는 수밖에 없었다.   맘에 드는 것들은 너무 비쌌고 여행을 계속 해야는 나로서는 살 수도 없다.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는데...   해는 져서 어두워지니 바깥이 보이지 않았다.   비는 더 거세게 오기 시작했는데 서는 정거장마다 많은 사람들이 탔고 안내 방송은 들리지 않는다.   창문으로 내다보면 바로 물이었다.   우리 만원 버스처럼 사람들이 쟁여지기 시작하는데 문득 겁이 났다.   이 배의 정원은 체크하는 걸까?   정원이 분명히 있을텐데 안내원도 없다.   여긴 도로 위가 아니고 바다 위인데...   여긴 이태린데...   하하하!!!    맘 졸이던 시간이 지나 기차역에 무사히 도착, 베로나의 호스텔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제 이태리를 떠날 때가 된 거 같다.